생각2016. 2. 28. 12:11



올바른 선택이란 뭘까?

누가 봐도 '아, 저게 맞는 길이네' 할만한 선택인걸까.

사실 그런 선택지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나와 어떠한 관계이냐에 따라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심지어는 내가 실패했을 때 그 리스크를 함께 져야할 정도의 관계라면 더더욱이나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혹은 내가 어떠한 선택을 하던지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더욱, '올바른 선택'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친한 동생과 이야기하던 때 가장 공감했던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살아왔는데, 왜 앞길이 안개처럼 뿌옇게 보일까.." 라는 이야기였다.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 그 중에 최선의 선택만을 해서 살아왔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착하게 돈 벌어보겠다며,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며 온갖 사회적 기업 인터뷰에 심지어 창업까지 했었고, 

페스티벌, 콘서트를 만드는 회사에서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어서 마이크임팩트라는 스타트업에서도 일해봤고,

IT 산업에서 플랫폼을 운영해보고 싶다 해서 어렵게 어렵게 SK플래닛에 입사해서 사업기획으로 일하다가,

심지어는 사내 벤처를 통해서 내 사업 해보고 싶다며 플래닛 X에 도전, 1년 반 넘게 회사 돈으로 사업도 해보고, 

한 달 사용자만 100만명이 넘는 서비스의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지금까지 내가 한 선택 중에, 선택하는 시점에 내가 후회했던 선택이 있었나?

없었는데..


그런데 지금이 가장 막막하다.

누군가 얘기하는 것처럼 아직 젊고, 심지어 잘 풀렸고, 이대로 텔레콤으로 이동하게 되니 더 큰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테고, 어느 쪽으로든 그게 나한테 제일 좋은 상황일 지도 모르는데도 나는 안개 속에 있다.


어쩌면 내게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 것인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게 아닐까?

다행히도 아직 그다지 길게 살아오지 않아서, 나에게는 잃을 것이 적다.

또 나는 앞으로 그다지 쌓아올리며 혹은 축적하며 살아갈 생각이 없어서, 몸이 가볍다.

하지만 자꾸만 밑 빠진 독처럼 나의 의지나 에너지, 마음이 흘러나가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나의 모든 글에 결론이 없듯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지 같은 건 없다. 

단지 그것만을 안다. 

Posted by moonsu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