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4. 3. 18. 22:58


잘한다는 건 어떤걸까?

내가 특정한 일을 잘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주위의 10000명보다 나아서?

10001번째 만난 사람이 나보다 잘한다면

그럼 나는 이제 두 번째로 잘하는 사람이 되는 걸까?

근데 그 다음에 만나는 사람들이 줄줄이 다 나보다 잘하면..?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여섯번째.. 백번째 백한번째 -_-;


항상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왔던 것 같다. 요즘은 더더욱. 

한창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다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 힘들어도 성취감이 크다거나,

아니면 잘하는 일을 좋아하게 된다거나

아니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전혀 관련이 없다거나.

수많은 가설이나 이론들 속에서

사실 나에게는 어떠한 업무건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오히려 근무 환경이나, 사람에 따라 달랐지. 


그리고 또 그런 생각도 든다.

90%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 있고,

90%의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의 종류가 분명히 있다.

그 일을 해보았건, 해보지 않았건.

우선 사람들의 머릿 속으로 판단했을 때 그렇다.

내 동생조차 그렇게 목놓아 외치는 '기획'이라는 일도. 해보면 오히려 싫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 


나는 내가 해보고 '싶다', 거나 '좋다' 라고 생각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래왔던 건 아니고

오히려 어찌 보면, 머리가 나빠서일 수도 있고

더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래서 나는 선뜻 내가 무엇을 잘한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내가 무언가를 '잘한다'는 걸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지?

내가 속한 그룹의 상위 10% 안에 들면 잘하는 걸까?

그럼, 그 상위 10% 만 모여있는 그룹 안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걸까?


좋아하는 일은 다를까? 그 일을 내가 잘하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좋아하는 일을 다른 누구보다도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답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그냥 무언가를 잘한다는 라벨을 내게 붙이기가 어려워서,

일단 지금 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생각을 포기하면, 살아지는 데로 산다는 문구가 있다. 

지금껏 내게 적용되는 말이 아닐 거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너무 아무런 생각이 없이 살아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뿌리가 없이, 깃털보다 가벼운 말들만 늘어놓으며 살아온 건 아닌지. 




Posted by moonsu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