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3. 11. 30. 17:20


진짜로,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가식적인 SNS를 혐오한다, 마치 일상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는 듯한 SNS가 싫다'는 식의 고충을 토로한 신문기사가

일주일에 한번 꼴로 올라왔던 적이 있었다.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 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우울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고.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SNS를 시작한 거였을 텐데

오히려 글을 쓰면 쓸수록 다른 사람의 LIKE 수를 보면 볼수록

차라리 혼자 있었더라면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을 외로움이 더 짙어졌다.

그래서 나는 내가 '소셜'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슨 서비스를 만들던 심지어 냉장고에까지 SNS를 접목시키려고 하는 시도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마구잡이로 서로를 엮으면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서비스였을까? 하는 불만을 품곤 했다.

그 중심에 있는 게 게임이든, 드라마든. '일단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뭐라도 만들어놔!' 하는 느낌이

우리의 외로움을 치유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나마 요즘 잘 나간다 싶은 기능을 달아놓는 기계적인 의도라서 싫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24시간 누군가와 쉴새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혼자서만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다.


맛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먹으면서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기도 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흥분되는 마음으로 카톡을 보내고 싶어지기도 하고.

예쁜 풍경을 보면 그냥 주위에 힘들어하던 친구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어진다.


SNS라는 건 사실 이런 마음에서 시작되었을텐데.

어느새인가 흘러넘치는 메세지와, 사람들 속에서

오프라인과 똑같이 시끌벅적한 대로에 혼자 서있는 것 같은 우울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 해답이 폐쇄형 SNS일지.

아니면 1:1로 대화가 가능한 메신져일지.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SNS를 활발히 하는 사람이건 아니건간에

우리는 방 안에 홀로 앉아 행복함을 느끼기보다는.

모니터를 통해서라도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그 마음을 헤아리고 채워주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드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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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