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4.01.22 지키고 싶은 것
  2. 2013.12.29 대화 2
  3. 2012.01.06 꼰대의 탄생.
  4. 2011.06.05 행사가, 끝났다.
  5. 2011.05.01 가끔 생각하는데, '기획자'란 말장난 하는 사람 같다. 2
나는 어떤 사람일까?2014. 1. 22. 21:38


고민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과연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은 사실은 정말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끌어다쓰는 변명 거리들 아닐까?
왜냐하면, 나는 그걸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니까. 그.. 자기합리화.

그리고나서 든 생각은.
아.. 내가 지키고 싶은 게 생겨버렸구나..
보통 나는 이 정도로 지키고 싶은 게 별로 없었다.
워낙 나란 사람이 게으르고 에너지 쏟는 걸 귀찮아하기 때문에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대로 내버려두거나 도망가거나 그랬다.

근데 지금 나한테는 지키고 싶은 게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그 지키고 싶은 것들이란 게, 과연 내게 있어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지 의문만 가져다주는 것들이란 점이다.

예를 들자면 고작 1년 동안 쌓아온 이미지,
나에 대해서 부정적이지도, 아주 긍정적이지도 않지만 편하게는 대하는 단체,
예상 가능한 업무들, 너무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일련의 일들.
지금의 내가 은연중에 지키려고 했던 것의 정체가 바로 얘네들인데.
사실 한순간에 또 바뀌어버릴 수 있는 것이 얘네들이다.

무엇이 내게 더 중요할까?

선택이나 결정을 내렸을 때에, 그 결과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일단 결정한 이상 내가 어떻게든 그 이후를 만들어갈 뿐이다.
그에 따른 결과는 결국 내가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거고.

알면서도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주체성을 논할 자격이 나한테는 단 0g도 없었는데.

어느 순간 바뀌어버릴 지도 모르는 것들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서
이런 저런 발악을 하는 게 과연 내게 옳은 일일까?
나한테 잘하고 있는 짓일까?

입사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엄청나게 소극적인 사람이 되었나보다.
그 전에 있었던 소극적인 기질이 더 극대화된 걸수도 있고.
누군가 나를 '선택'해주었고, 그 존재 자체에 의존하거나 혹은 그 존재 뒤에 숨어서 내 몸 값을 올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다시 결정을 내려야만 하고 책임을 져야만 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데에 벌써 지쳤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벌써?
언제부터 이런 의존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내가 나를 믿고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내가 나를 믿기 위해서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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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
나는 어떤 사람일까?2013. 12. 29. 19:48


언젠가부터인지 선택과 소비의 경계가 흐려져간다는 걸 느낀다.

서랍장을 사야겠다, 라고 필요를 느껴서 사겠다는 결정을 한 후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걷다가 서랍장을 보고선 '머플러를 넣어두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구매하는 식이다.

무언가가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산다는 행위 자체를 하고 싶어서 그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에 가깝다.


물욕 자체가 크지 않고, 무언가를 모으는 것도 계속해서 꾸며나가는 것에도 취미가 없던 내가 이렇게 과소비를 한다.

수많은 심리학책이나 마케팅 책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사실 돈을 써서 소비할 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 때 가장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나고, 이 물건을 삼으로써 내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좁아터진 방 한칸에 아무런 쓸모없는 물건이 늘어나는 것 뿐이다.

오히려 소비하기 이전보다도 더, 덜 떨어진 인간이 된 셈이다.


허무함을 느끼기 때문에, 그 허무함을 메꿔보려 물건을 산다.

아니면 그 허무함을 채워보려 맛있는 걸 먹거나,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점점 더 비어가는 걸 느낀다.

내가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궁금해했던 것들. 이 세상은 어떤 구조로 돌아가고 있을까, 저 식당의 뒤에는 어떠한 논리가 있을지, 그리고 저 행사를 만들기까지 무슨 노력을 했으며 과연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 사람은 왜 그런 생각을 했고,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

수많은 궁금증들. 그 궁금증들을 풀기 위해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대화를 했다.

그런 순간들이 즐겁거나 행복하다기보다도 그냥 그럴 때 내가 살아있음을 정말 자연스럽게 느꼈다.

'내'가 궁금해했고, '내'가 답을 찾아보는 순간들이니까.


그런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어떻게든 집단에 스며들고자 하고, 남들이 그건 아니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놓기 전에 미리 알아차리고 내 의견을 바꾸거나, 

급기야는 아예 생각 자체를 멈춰버린다.


나는 아무 것도 궁금해하지 않고.

내 생각 자체가 없으니 '대화'가 불가능하다. 그저 yes or no 이거나 결론이 있는 논설문 같은 이야기나 할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궁금해하며 이어나가던 대화는 더 이상 없고

그저 모래가 파도에 흘러가듯 흘러가버리는 이야기들이 남았을 뿐.


어느 시점 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글 쓰기를 그만둔 때부터였는지, 아니면 이 상태에 편안함을 느낀 때부터였는지.

물어보고 대답하고 생각하고 다시 이야기하고.. 하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내가 까칠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이거나. 아니면 허세부리는 것처럼 보일 지라도, 그것이 내가 삶을 온전히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던 방법이었다는 걸 이제야 어렴풋이 알겠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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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

언젠가부터 어줍잖은 나의 잣대로 무언가의 성공, 실패를 결정짓고 있었을까?
그게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정신을 차리고보니 나는 내 지식인지 아니면 단순한 정보인지 분간도 못하는 상태로 그냥 말만 하고 있었다. 이건 이렇게 하면 안될텐데, 저건 저렇게 하면 안될텐데, 저러면 어차피 실패할 거 같은데 .. 하면서.

웹툰이었나? 만화책이었는지.. 그런 대사가 나와서 사람들이 실컷 퍼다나르고 이야기했던 말이 있었다.
꿈을 꾸는 사람이 우스운 게 아니라, 꿈조차 꾸지 못하는 사람이 더 우습다는 대사.
딱 내가 그짝이었다. 
도전하고 꿈꾸는 사람들을 비웃고, 그들이 성공하지 못할 이유를 돌리고 돌려서 마치 걱정하는 것마냥 포장했다. 

지금 내 모습을 들여다보니, 난 꼰대가 되어있었다.

이래서 안되, 저래서 안되. 저건 실패할 거 같아. 이건 성공할 수 있지만 충분하지 못해. 저 정도로 내 마음에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아. 해봤다가 실패하면 어떡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게 되면 어떡해? 하지 마. 그냥 남들이 멋있다고 말하는거, 남들이 성공했다고 인정해주는 거, 하루에 수십번씩 서로 비교하면서 작은 우월감으로 살아가듯이 똑같이 맞춰서 살자.

내 자신이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전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기 싫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남들이 봐도 쟨 진짜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노력했는데 안되면 어떻게 해?
너무 우습고 비참하잖아. 누가 봐도 실패한 인생이 되어버리거나, 아니면 보잘 것 없는 한심한 사람이 되잖아.
그러기 싫었다. 최소한의 힘을 이용해서 최대한의 결과를 가져오는.. ' 난 별로 열심히 안했는데, 어쩌다보니 잘 풀리네 ' 같은 느낌으로
그렇게 쿨하게 번드르르한 모습을 유지하고 싶었다. 
내가 발버둥치고, 외로워하고, 힘들어하고, 목적을 못 찾아서 방황하는 모습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떠한 일을 하면서도 제 3자처럼 멀찍이 떨어져서 판단하고, 어떤 집단에 속해도 그 집단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남들이 바보같다고 말하는 꿈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러저러하니까 실패할거라고. 혹은 그들이 거둔 성과를 축소시켜서 이야기하고, 단점을 찾아 조언하듯 말했다. 
그들이 정상에 서면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그들이 실패하면 당연시 여기고 그러길 바라고 ..
그들이 옳다고 인정하면 나의 삶이 그른 게 되어버린다는 공포심 때문이었다.

나는 냉정한 게 아니다. 다만 외면하고 또 미워했을 뿐이다. 내가 옳다는 이유를 찾으려고 남들을 깎아내리고, 또 부정했다.
나는 꼰대였다. 아직 20대를 반도 안 지나고서, 도전도 두려워하고 직접 실행하기보다는 가르치려들고. 성공보다는 실패해야하는 이유를 찾고, 나의 가치를 강요하는..
젊음이라곤 한 톨도 찾아볼 수 없는 .. 그런 늙어버린 마음.

당장 내일, 불의의 사고로 내가 죽는다면 나는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들까?
아, 안전하게 살아와서 다행이야. 남들이 내가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모습을 못 보고 혼자 꽁꽁 숨기면서 살아와서 다행이야. 하는 생각이 들까?
아니면 .. 나를 꽁꽁 묶어두고 있었던 나의 아집과 꼰대근성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수많은 일들이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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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


4월 25일부터 5월 27일까지.. 내 하루의 거의 70%를 장악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꿈에서도 나왔던.. 청춘페스티벌이 끝났다.

조직 내에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로 인해 나의 위치에도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에.. 아니. 인지하기 위해서 청춘페스티벌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치 상처를 봉합하듯 팀이 꾸려졌고, 서로 약간은 힘들게 업무를 분담했다.
그 시기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걱정과 압박을 눈으로 볼 수 있게 가시화한다면 .. 아마도 엄청나게 어두운 구름으로 가득찬 밀폐된 방을 떠올릴 수 있겠다. 나는 갇힌 느낌이었고, 도무지 이 곳을 나갈 방법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간 그 구름들은 내 눈을 가릴테고 그럼 나는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 같았다.

다행히도 방은 넓었고. 나는 앞으로, 앞으로 가다보니 조금씩 계단도 찾고. 유리창문도 찾아서 열고, 불 꺼진 냉장고에서 미지근한 물도 꺼내 마시다가 .. 넘어지고. 더 이상 무서워서 앞으로 가고 싶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다.

'내'가 행사를 리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찾아내자면 수십가지도 더 찾아낼 수 있었다. 나는 행사 현장에서 단순한 자원봉사자 이상으로 일해본 적이 없었으며, 연출 관련된 업무는 한 번도 접해본 적도 없었고. 그동안 관심 자체를 떠나 지식도 없었고, 조직 외부의 다수와 협업하여 완성된 컨텐츠를 만들어내려고 한 적도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 나이는 너무 어렸고, 가격을 낮추는 등의 협상은 너무나 쥐약이라 가급적 피해왔었다. 이미 에너지는 고갈되어 있었고, 아이디어를 잘 생각해내는 사람도 아니었다. 난 긍정적인 성향도 아니고, 오히려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무서웠다. 100명 200명 오는 것도 아니고 몇 천명에 가까운 사람을 모아야했고, 그리고 또 그 사람들에게 '최악'은 아닌 평균 정도 수준의 행사를 만들어주어야 했다. 다른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내 자리에 있어야만 했고, 그런데 내가 앉아있는 그 나의 자리는 정말정말 높아서 .. 발이 땅에 닿지 않았다. 내 스스로가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점이 아무 것도 없었다.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뭘 믿고 나아가야 할 지를 모르겠었다.

그저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나아갔다. 바보같지만 음향 기기 리스트를 보면서 해당 기기의 이미지를 다 찾아서 PPT 파일로 만들었다. 단막 트러스가 무엇인지, 흔히 돌돌이라고 불리는 리드선은 대체 왜 필요한 건지 하나도 모르겠으면 인터넷을 찾고 주위에 물었다. 이 지경이면서도 행사를 준비하겠다는 내가 한심해서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아저씨들 만나기 무서웠다. 내가 왜 여기에 있나 하는 생각을 수십번 했다. 누군가 대신 이 자리에 서줬으면, 나는 그 뒤에 서서 배우고 나서 적어도 이년 쯤 후에 이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수천번 했다.

그 무서움이 극에 달했을 때 ..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땅에 떨어졌을 때.. 더 이상 뭘 믿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마음 속에서 아무리 책임감을 긁어내어도 쥐톨 하나 손에 잡히지 않을 때 ..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입 밖에 내밀었다. 
엄청나게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리더로서 절대 꺼내지 말았어야 하는 이야기를. 행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꺼내어놓고..

나는 그제서야 내가 나 혼자만의 방에 있었다는 걸 알았다. 

밀폐된 방에서 미지근하나마 물도 꺼내어먹고, 작긴 했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유리창문을 열고, 내려가는 계단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은 내가 나 혼자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걸 그 때가 다 되서야 알았다.
까만 구름에 가려서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내 손을 잡아주고 있는 사람도. 먼 곳에서 가져오느라 식어버린 물이나마 넣어놓는 사람도.
열심히 유리창문을 넓히는 사람도, 계단을 만드는 사람도 보질 못하고.. 
그리고 그 방은 나의 방이 아니었다. 모두가 함께 지탱하고 있었고, 또 넓히고 있었던 우리의 집과 같았다.

정말 유치하지만.. 그리고 행사가 끝난 이 순간에야 느끼지만 ..
내가 행사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수십가지나 되고, 그 이유들을 모두 따져보면 결국 행사는 만들어질 수 없겠지만 ..
'우리'가 행사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는 거였다. 

나는 못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었던 거였다.

솔직히 행사가 끝나는 순간, 클로징을 하고 사람들이 떠나는 그 순간 온 몸에 힘이 풀리고 기쁨으로 충만한 그런 영화같은 감동은 내게 없었다. 
내 눈엔 아쉬운 점이 수없이 가득했고 또 초기에 세운 목표치에 해당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초라한 성과를 낸 행사였다.
그래서 끝나는 순간이 또다른 고통의 시작일 수 밖에 없는 행사였다.
내가 또 다시 행사를 할 수 있을 지 조차 모르겠다. 

그렇지만 청춘페스티벌을 준비하며 내가 얻은 수많은 업무적인 스킬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드디어 전화업무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이나마 떨쳐냈다는 그런 소소한 기쁨들 .. 보다도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될 생각은.
나는 못하지만 '우리'는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막연히 긍정적인 확신이 아니고. 대책없는 자신감의 발현도 아니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는 엄청난 전제조건들과 수없이 많은 갈등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리의 행사가, 끝났다.
아마도 다시 없을 것이다. 처음이어서 더 힘들었고, 더 영롱하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석처럼 아껴두어야 한다.
유일무이한 우리의 순간이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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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

 어제는 렛츠 스튜던트 행사에 다녀왔었다. 느낀 점은 많았지만 .. 나도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 노고를 충분히 이해하기에 더 이상의 코멘트는 생략한다 -_-; 
 렛츠 스튜던트에는 영상, 미디어 아트, 디자이너, 전자공학, 뮤지션,개발자 등의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고 나와 같은 경영학도이면서 기획 자체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드문 듯 했다. 특정 대학이나 특정 과에서 추천을 받고 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 또.... 이유가 있었으려나? 여튼간 그랬었다.
 산업 디자인 관점에서 본 UX, 다양한 창작툴 등의 '지식 나눔'을 들으면서 그리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질의응답을 들으면서 .. 나는 언제인가부터 내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약점을 자각했다. 내 지식에는 깊이가 없고, 경영학도로서는 매우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으며, 무언가를 '기획'하면서 자신감을 가졌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아주 솔직히 얘기하자면 .. 진짜배기 기획자를 제외하고는 기획자란 사람은 결국 논리적으로 말장난을 즐기는 사람이 아닌가 싶은 순간이 내게 찾아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미래.....? 
 차라리 디자인, 엔지니어, 개발자와 같이 진입장벽이 높은 스킬을 지니고 있거나 .. 그게 아니라면 뮤지션, 화가, 소설가처럼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서 경영, 마케팅, 기획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 비해 나는 한 없이 부족한 존재가 아닐까? 
 내가 플랫폼 사업이랄지, 동기 부여 전문가랄지의 존재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이 나의 무력감을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조금 더 .. 생각 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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