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1. 8. 30. 01:08

 2010년 9월달.
 그리고 어제.

 그 동안, 청춘페스티벌, 메디치, 스쿨, 다시 또 청춘페스티벌. 스러져버린 마이크임팩트 살롱, 다시 살리려고 하는 드림페스티벌.
 어제의 원더우먼까지.

 10여명의 그야말로 소규모 교육 컨텐츠인 마이크임팩트 스쿨에서 2000명이 넘었던 나름 대규모의 청춘페스티벌까지.
 단순 서포트에서 PM까지. 기획에서 연출까지. 홍보에서 피드백까지..
 많은 것들의 시작이었고 또 많은 것들의 마무리였던 그래서 더욱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또 그 다음을 생각하게끔 했었던 시간이었다.

 참 알차게 보냈고 그만큼 잃었고..
 어제 바로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에 서보니, 정말 이쯤에서 그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마지막 순간에 와서야 내가 서있던 위치는 사실 나의 각오 위에 단단히 두 발을 딛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지지 위에 위태롭게 한 발을 딛고 있었던 거란 걸 깨달았다.
 나의 역량과 자격요건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각오문제였다는 걸.
 그래서 내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가 채워주고 또 누군가는 그 무게를 나눠 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떠난 바로 다음날부터 두려워질 것이란 걸 알았기때문에 결정을 내리길 주저했다.
 이대로 있다면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높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이제는 그 두려움을 직시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기적으로 업무에 지쳐서 내가 상처입거나 힘들어지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의 부족한 각오때문에 내 짐을 나눠 지고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내게 더 큰 위협이 될 거란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처음엔 그냥 한국에 강연 회사가 이 곳 하나밖에 없어서 들어오게 된 곳에서, 나중엔 깊숙하게 이해하고 개입하게 되면서
 벤처와 강연, 그리고 더 나아가 문화 컨텐츠 시장에 대한 생각까지도 품게 되었다.
 나의 장점이나 단점, 적성에 맞는 일이나 이런 건 아직도 모르겠는데 어째 핀트가 잘못된 거 아닐까?
 여하튼 내가 얻은 만큼 충분히 돌려주려고 했는데 잘 되었는 지 모르겠다. 남은 사람들이 판단할 문제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일텐데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학생으로서의 스테이지도 이제 좀 있으면 마침표를 찍게 된다.
 막막하고 무섭지만 결국 또 어떻게든 되겠지. 



 일년동안 감사했습니다.
 마이크임팩트에서 일해서 (힘든 만큼) 즐거웠습니다. :) 


  
Posted by moonsu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