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퍼스널 브랜드도 그렇고, 기업 브랜드도 그렇고.
요즘 공간 사업 관련한 프로젝트에 새끼발가락을 살짝 담구고 있다보니 가끔 공부를 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러다보니 떠오르나보다.
무엇보다도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든다. 퍼스널 브랜드란, 사실 이런저런 이론보다도 결국 분위기와 스토리가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그 스토리는 뒤에 숨겨져있고 사람을 처음 마주쳤을 때 압도하는 분위기가, 브랜드와 같다.
예를 들자면 .. A가 있다. 그 아이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맨 처음 '자유분방함'을 떠올린다. 긴 말을 나누지 않아도 발걸음에서, 제스쳐에서, 의상에서, 표정에서 나타난다. 그 다음, 대화를 나누게되면 '친근하고 쿨한' 느낌을 받는다. 말투와 목소리 톤에서 느껴지고, 말버릇에서 확신한다. 가만히 관찰하고 있으면 '빈티지스러운 매력'을 느낀다. 가방 속에서 멋스런 파우치를 꺼낼 때라던가, 손 때묻은 가죽노트에서. 귀여운 귀걸이가 여행하다가 친해진 할머니한테 받은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고나면 A의 브랜드를 대강 훑어봤다고 할 수 있다.
얼핏 보았을 때 "뭐야, 순전히 외관에서 느껴지는 거잖아"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 앞서 말했듯, 스토리는 내공과 같다.
A는 '나는 이런 캐릭터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해서 인테리어를 고르듯 의상을 꼼꼼하게 고르는 타입의 아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고. 그 행동에 의해서 물건을 사거나, 말을 하거나, 특정 제스쳐를 취하게된다.
그 결과물이 외관에 드러날 뿐, 절대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민다고 해서 자신의 개성도 포장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려면, 우선 생각을 해야하고 주체적으로 선택을 해야한다. 또한 그 선택을 하기 위해 수많은 가치기준을 만들어내야 하며 그 가치기준을 얻으려면 책을 보던가 강의를 듣던가 그딴거 필요없이 어디라도 나가서 경험을 해야한다. 가정교육으로 이뤄지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우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깨닫기도 한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생각을 하나하나 완성시키지 않는다면. 퍼스널 브랜드라는 걸 가지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
퍼스널 브랜드는 외관보다는 본질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의 머리가, 가슴이 얼마나 채워져있는 지가 핵심이다.
그 정반대의 경우도 많다. 본질보다는 일단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민다. 상품 포장과는 다르다. 포장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아무리 포장이 화려하고 거대해봤자 누구나 알맹이를 핵심에 두고, 포장은 기억하지도 않는다.
다행히도 그 대상이 인간이 되었을 때, 본질을 간파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흔치 않다.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본질을 채우기보다는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넘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다. A 역시 시간이 지나 본질을 흘려버리고 외관을 '특별한 것처럼' 꾸미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고, 정반대였던 사람이 어느 날 깨달음을 얻어 자신의 포장지를 찢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 자신은 가급적이면, 나의 가치관에 의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가 아름답게 투영되는 외관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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