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U2010. 11. 6. 19:28


부산역에서 이뤄진 오페라 플래시몹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우리 집에 있는 아버지처럼 배가 불룩 나오고, 안전모를 쓰고, 또 후줄근하게 티셔츠를 입고 웅장하게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상하게 눈물이 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플래시몹을 보던 사람들도, 처음에는 저게 뭐하나 싶어 바라보던 할아버지도 .. 영 관심없어 보이던 아저씨도, 끝에 가서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시켜서도 아니고, 굳이 이정도는 쳐줘야하지않아? 라는 마음도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러 나와서 박수를 치게 되는 것.
그 것이 바로 사람이 감동받았을 때 보여주는 행동과 표정이겠지요.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던 음악이고, 진부할 정도로 흔한 음악인데. 왜 그 음악을 듣는 순간 그렇게 마음이 울려오는걸까요.
단 18분동안 이야기할 뿐인 TED 영상이 왜 그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열광하고, 기립박수를 보내게끔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성이 울려퍼질 때, 그 마음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릴 때 우리는 어찌할 바 모르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버리는거지요.
아무리 마음을 꽁꽁 닫고 있어도 상대방의 진솔한 마음과 열정적인 느낌이 전해져 올 때..
그리고 그 마음이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그저 순수한 의지일 때에.
그냥 감동에 당해버리는거죠. 

겉으로 그럴싸해보이니까, 그럴 듯한 이미지를 덧칠하고, 말을 더하고 더해서 알맹이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내었을 때
당장 고개는 끄덕이게 되겠지만 마음 속을 색칠하는 감동은 전해지지 않을 겁니다.
묵직하게 마음 깊은 부분을 건드리는 불덩어리가 치밀어오르는 느낌은 누군가 작정하고 의도한다 해도 느끼기 쉽지 않은 느낌입니다.

내가 18분동안 정말로, 무엇을 위해 노력해왔고 그리고 이 자리에서 당신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대체 무엇인지
너무나 간절히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는 진정성이 없었다면 TED는 그저 그런 강연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전락했겠지요.
아무리 앨 고어가 온다해도, 영화에서나 보던 기술을 직접 보여준다하더라도, 그들이 마치 세미나나 심포지엄에서 하는 것처럼
단순히 기술을 시연하고 책이나 수많은 뉴스기사에서 보던 말들을 늘어놓고 갔다면 사람들은 이처럼 TED에 열광하지 않을겁니다.

또한,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전파' 하고 싶다는 TED의 진정성 어린 비젼이 모든 연사들의 영상을 무료로 배포하게끔 했고,
그 진정성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지금의 TED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누가 만들어냈느냐, TED에 누가 모였느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대체 '어떻게' 내가 당신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한 걸음걸음에 진정성이 없다면, 사람을 감동시키기는 커녕 그저 하루하루 속여가고 있을 뿐입니다.
감동하지 않는다면 변할 수 없습니다.

Posted by moonsu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