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해라, 행동해라, 행동해라 .. 이 세상은 온통 행동하고 도전하라고. 꿈을 찾으라고. 꿈이 없으면 저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뭐라도 꺼내서 어쨌든 해보라고 닥달한다.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거나, 혹은 옳다고 강조하거나. 상대방을 뛰어넘거나.
무언가 가치 있는 걸 만들거나, 아니면 내 스스로 가치를 득득 긁어모으라고 이야기한다.
요즈음 이 세상은 무언가 정신나간 것 처럼 사람을 들볶는다. 밤 12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미친 자명종을 여덟번 정도 끄고 일어나 씻고 신문을 읽고 상쾌하게 집 밖으로 나온다. 그 순간부터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온통 부대끼고 끊임없이 이게 어떤 결과를 가져 올 지 5초 만에 생각하는 선택을 내린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 무엇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 지 생각할 여유 조차 주지 않는다. 멈추면 죽어버리는 것처럼 몰아가고 벽을 하나 넘으면 그 다음의 벽을 넘어야한다. 이유는 없다. 뭔진 모르겠지만 남들만큼 살거나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하루에 한 , 두 명밖에 없지만 나는 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또 누군가가 이 글을 읽길 바란다.
지긋지긋하게도 사람 사이에서 지낼 수 밖에 없는 생이다.
이게 옳은 지 그른 지는 언제인가부터 따지지 않게 되었다. 살아가는 데 그리 중요하지 않다. 윤리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다면 길거리에 작은 휴지를 몰래 버리는 정도는 내 마음에 크게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사소한 것들을 아예 마음 속에서 소거해나가는 것이 마치 나이가 든다는 것과 동일시된다.
내가 뭘 만들고 있는 건지, 내 삶이란 대체 뭐란 말인지. 온종일 선택 속에 몰아넣어져서 경계를 바짝 세우고 .. 배워야 한다는 압박감과 근거 모를 도전정신과 귀찮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그야말로 '남들을 위한 삶'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되었는데.
복잡미묘하네요, 애매하네요, 어렵네요, 등등 ..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띄지 못하는 공허한 말들만 사용하고 있다.
임계점, 힘들다, 극에 달했다, 이젠 힘든 것 조차 모르겠다는 표현들도 아무런 위안이 되지 못하고 허공속에 떠다닌다. 그냥 그 말을 뱉는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미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입으로라도 말해서 스스로에게 자각을 시켜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행동일 수도 있다.
가치있는 걸 만들어내지 않으면 내 삶은 가치가 없는 걸까?
수백개가 넘는 가이드라인이 싫어서 헤매였는데, 결국 또 그 안에 틀어박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걸까?
도전하고,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보다 잘나지 않으면 나에겐 이용 가치가 없는 걸까?
모든 기준 잣대를 'XX 하면 성공한다, XX하면 실패한다' 고 생각하며 사는 게 과연 나의 생존 목적일까?
잔뜩 오기로 똘똘 뭉쳐서..
한 순간이라도 멈추면 질 것 같아서 ..
끊임없이 나의 상품가치를 만들어내려고 ..
내 스스로가 상품이 되고 ..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난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성공공식에 끼워맞춰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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