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1. 11. 13. 23:28

 요즘 계속 듣고 있는 노래는 vodka, 엄청나게 힘이 넘치는 노래다. 며칠 전에 면접 보러 갈 때에도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갔었다. 아마 힘껏 부르면서 갔으면 면접을 훨씬 잘 봤을지도 모른다. you are the real MAN!! 
 요즈음은 생소한 것 투성이를 해내고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정말 이런 일을 하리라 생각을 못했던 일들.. 24년이 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짧은 날도 아닌거같은데, 그러고보니 세상이 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 해야하지만 피해왔던 일들을 결국엔 이렇게 몰아서 하게 된다. 처음부터 어려운 길을 택해서 걸었다면 지금은 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피할 수 있을 거 같지만 ... 세상사 그렇지가 않다. 그냥 받아들여야하는데도 몸에 쉽게 습관이 붙지 않는다. 나태했던 몸과 나태했던 정신에 하루 몇 시간이라도 긴장을 주입하려니 몸이 따르지않고 반발심리로 화만 난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 혹은 내 자신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정했던 것, 앞으로 이렇게 하면 괜찮을 거라고 믿어왔던 사실들이 조금씩 무너지고 나자 그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이 텅 비어있었다. 난 분명히 그런 사실들을 벗어놓고 나면 내 스스로가 거기 서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는 굉장한 착각이었다. 사실 그 동안의 내 행동과 선택은 확실한 근거로 판단을 했다기보다는 그저 이렇게 하고 싶어서, 혹은 저렇게 하기 싫다는 단순한 호불호로 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그 자체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항상 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선택했고, 그 일을 해내왔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잘 쌓인 추억으로 내공으로 남았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한 꺼풀 한꺼풀 벗겨내고 나니 전혀 아니었다. 그저 일은 일이었고, 만났던 사람은 사람이었고, 그 안에는 어떠한 철학도 의지도 현실도 없이 그저 닥쳐오는 상황들을 벗어나기에 급급했었던 것이었다. 호불호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의지가 아닌 집념으로 끝까지 나아갔어야했고 감정적으로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 또한 내공이라면 내공이다. 내가 쌓고싶었던 종류와 다른 종류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시간들은 분명히 내게 소중했지만, 이런 형태가 아니었어야했다. 그 사실을 요즈음 느낀다. 요즈음 내가 하는 일은 하고싶은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호불호로 따져선 안되고, 따질 수도 없는 가치의 일들이다.
 삶이 모래알위에 쌓은 성같다고 느꼈던 것도 그래서였을지 모른다. 아슬아슬하게 그 때 그때의 감정으로 쌓았기 때문에, 확실한 근거도 없고 단 한 문장이 넘는 고민이 없이 했던 선택들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몸이 괴로웠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 모습은 느끼지 못한다. 다만 약간 달라진 모습은, 한 달정도 후에야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요즈음의 하루하루는 힘들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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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9. 22. 17:12

 문득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퍼스널 브랜드도 그렇고, 기업 브랜드도 그렇고.
 요즘 공간 사업 관련한 프로젝트에 새끼발가락을 살짝 담구고 있다보니 가끔 공부를 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러다보니 떠오르나보다.

 무엇보다도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든다. 퍼스널 브랜드란, 사실 이런저런 이론보다도 결국 분위기와 스토리가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그 스토리는 뒤에 숨겨져있고 사람을 처음 마주쳤을 때 압도하는 분위기가, 브랜드와 같다.
 예를 들자면 .. A가 있다. 그 아이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맨 처음 '자유분방함'을 떠올린다. 긴 말을 나누지 않아도 발걸음에서, 제스쳐에서, 의상에서, 표정에서 나타난다. 그 다음, 대화를 나누게되면 '친근하고 쿨한' 느낌을 받는다. 말투와 목소리 톤에서 느껴지고, 말버릇에서 확신한다. 가만히 관찰하고 있으면 '빈티지스러운 매력'을 느낀다. 가방 속에서 멋스런 파우치를 꺼낼 때라던가, 손 때묻은 가죽노트에서. 귀여운 귀걸이가 여행하다가 친해진 할머니한테 받은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고나면 A의 브랜드를 대강 훑어봤다고 할 수 있다. 
 얼핏 보았을 때 "뭐야, 순전히 외관에서 느껴지는 거잖아"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 앞서 말했듯, 스토리는 내공과 같다.
 A는 '나는 이런 캐릭터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해서 인테리어를 고르듯 의상을 꼼꼼하게 고르는 타입의 아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고. 그 행동에 의해서 물건을 사거나, 말을 하거나, 특정 제스쳐를 취하게된다.
 그 결과물이 외관에 드러날 뿐, 절대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민다고 해서 자신의 개성도 포장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려면, 우선 생각을 해야하고 주체적으로 선택을 해야한다. 또한 그 선택을 하기 위해 수많은 가치기준을 만들어내야 하며 그 가치기준을 얻으려면 책을 보던가 강의를 듣던가 그딴거 필요없이 어디라도 나가서 경험을 해야한다. 가정교육으로 이뤄지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우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깨닫기도 한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생각을 하나하나 완성시키지 않는다면. 퍼스널 브랜드라는 걸 가지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 
 퍼스널 브랜드는 외관보다는 본질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의 머리가, 가슴이 얼마나 채워져있는 지가 핵심이다.

 그 정반대의 경우도 많다. 본질보다는 일단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민다. 상품 포장과는 다르다. 포장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아무리 포장이 화려하고 거대해봤자 누구나 알맹이를 핵심에 두고, 포장은 기억하지도 않는다.
  다행히도 그 대상이 인간이 되었을 때, 본질을 간파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흔치 않다.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본질을 채우기보다는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넘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다. A 역시 시간이 지나 본질을 흘려버리고 외관을 '특별한 것처럼' 꾸미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고, 정반대였던 사람이 어느 날 깨달음을 얻어 자신의 포장지를 찢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 자신은 가급적이면, 나의 가치관에 의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가 아름답게 투영되는 외관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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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8. 30. 01:08

 2010년 9월달.
 그리고 어제.

 그 동안, 청춘페스티벌, 메디치, 스쿨, 다시 또 청춘페스티벌. 스러져버린 마이크임팩트 살롱, 다시 살리려고 하는 드림페스티벌.
 어제의 원더우먼까지.

 10여명의 그야말로 소규모 교육 컨텐츠인 마이크임팩트 스쿨에서 2000명이 넘었던 나름 대규모의 청춘페스티벌까지.
 단순 서포트에서 PM까지. 기획에서 연출까지. 홍보에서 피드백까지..
 많은 것들의 시작이었고 또 많은 것들의 마무리였던 그래서 더욱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또 그 다음을 생각하게끔 했었던 시간이었다.

 참 알차게 보냈고 그만큼 잃었고..
 어제 바로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에 서보니, 정말 이쯤에서 그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마지막 순간에 와서야 내가 서있던 위치는 사실 나의 각오 위에 단단히 두 발을 딛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지지 위에 위태롭게 한 발을 딛고 있었던 거란 걸 깨달았다.
 나의 역량과 자격요건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각오문제였다는 걸.
 그래서 내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가 채워주고 또 누군가는 그 무게를 나눠 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떠난 바로 다음날부터 두려워질 것이란 걸 알았기때문에 결정을 내리길 주저했다.
 이대로 있다면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높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이제는 그 두려움을 직시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기적으로 업무에 지쳐서 내가 상처입거나 힘들어지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의 부족한 각오때문에 내 짐을 나눠 지고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내게 더 큰 위협이 될 거란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처음엔 그냥 한국에 강연 회사가 이 곳 하나밖에 없어서 들어오게 된 곳에서, 나중엔 깊숙하게 이해하고 개입하게 되면서
 벤처와 강연, 그리고 더 나아가 문화 컨텐츠 시장에 대한 생각까지도 품게 되었다.
 나의 장점이나 단점, 적성에 맞는 일이나 이런 건 아직도 모르겠는데 어째 핀트가 잘못된 거 아닐까?
 여하튼 내가 얻은 만큼 충분히 돌려주려고 했는데 잘 되었는 지 모르겠다. 남은 사람들이 판단할 문제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일텐데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학생으로서의 스테이지도 이제 좀 있으면 마침표를 찍게 된다.
 막막하고 무섭지만 결국 또 어떻게든 되겠지. 



 일년동안 감사했습니다.
 마이크임팩트에서 일해서 (힘든 만큼) 즐거웠습니다. :)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8. 15. 13:48

벤처 기업에서 일을 하다보면 사실 가장 많이 봉착하게 되는 상황은 '답이 없다'고 무심코 얘기하게 되는 상황인 것 같다.
언제나 마주친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자료도 정보도 시간도 부족하며, 인력또한 없다.
분명히 잘 될것이라 생각하고 그만큼의 준비를 해서 내놓은 상품이, 뚜껑을 열고보니 전혀 소비자들의 반응이 없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디자인이 구린가? 홍보 채널이 부족했나? 컨텐츠가 별론가? 사실 알고보니 전혀 니즈가 없는 시장이었나? 준비 기간이 부족했나? 리더쉽의 부재인가? 팀원의 역량이 딸리나? 가격이 너무 비싼가? 아 내가 진짜 이럴 줄 알고 하지 말자고 했는데 대체 왜 이걸 만들어서 이렇게 안팔리는 책임을 가져가야하는거야. 

떠오르는 문제점 들 중에서 '그래, 그 부분이 부족했네' 하고 깨달아도 이미 시장에 내놓은 상품은 되돌릴 수 없다.
가격을 반 값으로 깎아봤자, 커뮤니티에 미친 듯이 글을 업로드 해봤자, 지인들한테 알음알음 구걸해봤자..
여기저기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은 이토록 많은데 해결할 방법은 없고, 결국 " 우린 메가스터디가 아니니까 " 하는 소리나 내뱉게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진짜 내가 생각해도 이게 아니다 싶을 때, 그런 때에 " 답이 없다 " 는 말과 함께 멈춰버리면
결국 그 상품은 거기에서 멈춘다. 내 자신의 발전도 거기까지가 끝이다. 내가 속한 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이 상황이 엉망이라고 생각해도 한 걸음 더 나아가야한다.
무대포로 어떻게든 해보자, 라던지 될 때까지 가보자! 하는 헝그리 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벤처에서는 누구도 날 대신해서 걱정하거나 나의 공을 가로채려고조차 실행해줄 사람이 없다. 지금껏 쌓아온 DB도 빈약하고, 주위를 둘러봐도 다 고만고만할 뿐 사실 '슈퍼스타'는 그 어느 기업에도 쉽게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누군가 거뜬하게 풀어버리는 현실은 없다. 
오히려 내가 멈추면 조직도 함께 멈춰버린다. 그게 벤처고 그래서 생동력있다고 하는 것이다.

완벽주의자인 사람일수록 이런 환경을 버텨내질 못한다. 좀 더 준비하고, 생각해서, 판단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시점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일단 한 번 '던지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소비자를 능욕할 정도로 엉망인 컨텐츠가 아니라면, 파일럿팅으로라도 일단 던지고 봐야하는 이유는, 부딪쳐보지 못하면 아무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한 시장속에 사는 게 벤처이기 때문이다.
작고 강하게 뛰어들어서 스스로를 다듬고 또 다듬어나가는 것. 날카롭게 파고들어 문화에 스며드는 것. 
그러려면 아무리 내 스스로가 엉망이라고 생각해도 어렵게 어렵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나를 믿거나. 우리를 믿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100m도 아니고, 빨리 달리기도 아니다. 단지 한 걸음이다.
가끔 최악인 상황에서 그 한 걸음은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것 같이 괴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무겁고, 이제 도망가고 싶고. 
그러나 그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 곳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분명히 있다.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만두거나. 아니면 방향을 틀거나. 떨어지는 자투리를 모아서 향후의 큰 힘으로 가져가고자 하거나. 

언제나 그렇지만 .. 최악의 상황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멈춰버리는 것이라고 이제는 생각한다.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7. 4. 23:44

최근, 내가 매우 실망하게 된 일이 있었다. 어떤 사람의 블로그를 발견하고 글을 하나 하나 읽어가며 그 사람에게 많은 공감을 하고, 이윽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대부분이 옳으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나의 방향점으로 세워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과 나의 접점은 좀처럼 없을 것이라 믿었는데 어쩌다보니 그 사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또 직접 보게되었다. 그리고 곧 실망했다. 일관된다고 믿었던 그 사람의 철학은 뒤죽박죽이었고, 자신이 글로 이야기했던 많은 부분들은 그저 글이었을 뿐 실제 행동은 매우 달랐다. 

참 어리기도 하지..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이 사람이라면 하는 말의 80%는 옳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방향점에 세워둔 사람들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를 보면서 김태호 PD를 또다른 방향점으로 세워뒀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 사람이 '옳은'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내 취향에 맞을 뿐이다. 그 사람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과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럼 그 때에 나는 억지로 이 사람이 선택했으니 옳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역시 이 사람도 아니였다며 실망하게 될까?

다른 사람을 방향점에 세워두게 되면 나는 내 자신이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그 사람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무슨 근거로, 어떻게 그 선택을 도출해내었는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선택한 상황 자체'만 떠올리고 따라한다. 그러다보면 이윽고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게 된다. 

그 사람의 선택을 믿는 것과, 그 사람이 옳다고 믿는 것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나와 그 사람을 분리할 수 있고, 후자는 나와 그 사람을 분리하지 못하게 된다. 나는 내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온전히 내 스스로의 마음으로 선택을 해야한다. 그래야 나의 발자국으로 길을 걸어갈 수 있고, 후회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오직 나 하나만 탓할 수 있다. 

아무도 믿어서는 안된다고, 누구의 말도 듣지 말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남이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 한 위태롭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결국 선택만큼은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4. 25. 23:52

행동해라, 행동해라, 행동해라 .. 이 세상은 온통 행동하고 도전하라고. 꿈을 찾으라고. 꿈이 없으면 저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뭐라도 꺼내서 어쨌든 해보라고 닥달한다.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거나, 혹은 옳다고 강조하거나. 상대방을 뛰어넘거나. 
무언가 가치 있는 걸 만들거나, 아니면 내 스스로 가치를 득득 긁어모으라고 이야기한다.

요즈음 이 세상은 무언가 정신나간 것 처럼 사람을 들볶는다. 밤 12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미친 자명종을 여덟번 정도 끄고 일어나 씻고 신문을 읽고 상쾌하게 집 밖으로 나온다. 그 순간부터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온통 부대끼고 끊임없이 이게 어떤 결과를 가져 올 지 5초 만에 생각하는 선택을 내린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 무엇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 지 생각할 여유 조차 주지 않는다. 멈추면 죽어버리는 것처럼 몰아가고 벽을 하나 넘으면 그 다음의 벽을 넘어야한다. 이유는 없다. 뭔진 모르겠지만 남들만큼 살거나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하루에 한 , 두 명밖에 없지만 나는 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또 누군가가 이 글을 읽길 바란다.
지긋지긋하게도 사람 사이에서 지낼 수 밖에 없는 생이다.

이게 옳은 지 그른 지는 언제인가부터 따지지 않게 되었다. 살아가는 데 그리 중요하지 않다. 윤리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다면 길거리에 작은 휴지를 몰래 버리는 정도는 내 마음에 크게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사소한 것들을 아예 마음 속에서 소거해나가는 것이 마치 나이가 든다는 것과 동일시된다.

내가 뭘 만들고 있는 건지, 내 삶이란 대체 뭐란 말인지. 온종일 선택 속에 몰아넣어져서 경계를 바짝 세우고 .. 배워야 한다는 압박감과 근거 모를 도전정신과 귀찮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그야말로 '남들을 위한 삶'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되었는데.
복잡미묘하네요, 애매하네요, 어렵네요, 등등 ..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띄지 못하는 공허한 말들만 사용하고 있다.

임계점, 힘들다, 극에 달했다, 이젠 힘든 것 조차 모르겠다는 표현들도 아무런 위안이 되지 못하고 허공속에 떠다닌다. 그냥 그 말을 뱉는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미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입으로라도 말해서 스스로에게 자각을 시켜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행동일 수도 있다.

가치있는 걸 만들어내지 않으면 내 삶은 가치가 없는 걸까?
수백개가 넘는 가이드라인이 싫어서 헤매였는데, 결국 또 그 안에 틀어박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걸까?
도전하고,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보다 잘나지 않으면 나에겐 이용 가치가 없는 걸까?
모든 기준 잣대를 'XX 하면 성공한다, XX하면 실패한다' 고 생각하며 사는 게 과연 나의 생존 목적일까? 

잔뜩 오기로 똘똘 뭉쳐서..
한 순간이라도 멈추면 질 것 같아서 ..

끊임없이 나의 상품가치를 만들어내려고 ..
내 스스로가 상품이 되고 ..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난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성공공식에 끼워맞춰보고 ..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3. 13. 21:51

 요즘의 나는, 어렵다 고 자주 말한다. 그리고 그건 안된다고 자주 이야기한다. 누군가가 의견을 냈을 때, 그 의견에 관해 5초 정도 생각해보고 반박한다. 남들이 너무하다고 말하면 나로서도 할 말은 있다. 이미 나도 생각해보았던 부분이었고 이러저러해서 안되었기 때문에 반박할 수 밖에 없어진다고.
 그 반박에 상대방이 또다른 해결책을 내놓으면 솔직히 럭키!다. 기쁘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은 침묵한다. 내가 너무 강하게 반박해서그런 지도 모른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내가 막혔던 곳에서 똑같이 그도 막혔기에 내가 질문을 던지며 반박했을 때 조용해지는 것일테다.
 
 스스로 너무 부정적인 표현들을 많이 쓰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다. 내가 안된다고 부정적으로 말했기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의견을 내지 않을까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잠시 긴장을 놓은 순간 ' 그건 이래해서 안되요, 저래해서 어려워요' 라고 말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나 스스로도 답답하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한 번 검토해보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적용하고 덜어내야 할 부분은 덜어내고 싶다. 그렇지만 .. 아예 날것인 아이디어 자체는 판단하는 것조차 불가하다. 그저 우리 지금까진 노랑색으로 해왔는데, 이젠 파랑색으로 해볼까? 식의 이야기이다. 왜 파랑색인지, 노랑색이 싫은 이유는 뭔지. 깊은 고민과 생각이 들어간 게 아니라 그저 그동안 파랑색이 싫어, 왠지 느낌이 싫다... 바꿀 순 없나 하는 걱정이 들어간 후의 아이디어란 이런 식이다.
 한 번 정도의 반문으로 막힐 아이디어라면 처음부터 이야기하지 마! 하는 식으로 대하고 싶지 않다. 나 스스로도 언제나 마음 속으로 수만가지 물음들을 하고 답을 했다가 그 답에 대한 물음을 하게 되고 거기에 답하다보면 결과물이 나올 때도 있고 안나올 때도 있다. 마음 속으로 뺑뺑 생각하다가 결국 아무 것도 아웃풋이 안 나올 때도 있다. 좋지 않다. 나쁜 결과다.

 일단 한 번 해보자, 이 결단조차 사실은 수많은 생각 속에 나오게끔 되는 말이다. 한 번 해볼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 상황이 확실하게 계산되었다면 그대로 가는 거고 만약에 앞으로 내딛는 한 걸음 조차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농담으로라도 그 말을 꺼내서는 안된다.
 
 나는 진지하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대할 때 이런 태도를 취하는 지도 모른다. 적어도 가볍게 이야기한 말에 이 쪽이 하루 종일 머리를 굴려서 안된다, 고 이야기할 정도라면 상대방도 제발 이 정도의 진지함은 이해해주는 예의를 차렸으면 좋겠다. 단순히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것들을 바꿀 순 없다. 심플한 게 제일 좋다고들 하지만 그 것을 만드는 과정 까지 심플하진 않다. 심플해보이는 투명한 하얀색을 만들기 위해 수백개의 흰 색을 비교하고 그 색을 바르는 두께 여부를 결정하고 어디서 말려야 가장 투명한 빛깔이 나올 지 끊임없이 자잘한 고민과 시도들이 기반 되어야, 그 후에 우리의 눈에 심플한 흰색의 가구가 완성되게 된다.

 세상에 진짜 쉬운 일 하나 없다. 그래서, 한 번에 오케이 나는 아이디어나 생각도 없다. 우리는 진지해야한다. 이 사람이랑 사귀어도 될까 말까도 한달 넘게 고민하는 판에 평생을 함께 할 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에 있어서는 왜 이다지도 가벼울까. 
 그렇지만 이 말조차 내가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이유가 되진 못한다. 난 좀 긍정적이어야 한다.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3. 6. 21:54

 이건 거의 커밍아웃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어차피 내 블로그에는 많은 이들이 오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굳게 먹고 써본다.
 나는 남들이 나보다 더 잘났을까봐 매우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다.
 나보다 말을 더 잘할까봐, 나보다 글을 더 잘쓸까봐, 나보다 더 PPT 잘 만들까봐, 기타 등등 ..
 나보다 무언가를 1g이라도 더 잘하는 사람을 보면 호흡곤란 증세가 온다. 어떻게든 내가 더 잘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굳이 잘 하고 있는 사람을 비판할 때도 있고, 모른 척 그냥 무시해버릴 때도 있다.
 물론 예외는 언제나 있다.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호흡곤란 증세가 아니라 부러움 증세가 나타난다.

 아마도 이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죽하면 사촌이 땅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을까?
 어쩌면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는 일을 잘해'라는 포지션을 획득하기위해 엄청나게 아둥바둥해오다보니
 이제는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내 생명이 곧 꺼지기라도 할까봐 호흡곤란 증세가 오기 시작했나보다.

 예전에는 이런 내 모습이 정말 싫었다. 지금도 싫다. 하지만 아무리 인정해주려고 해도, 상대방이 나보다 더 무엇무엇을 잘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무시해버리거나 .. 그랬다. 왜냐하면 난 내가 제일 잘나고 싶었으니까. 난 말도 제일 잘하고 글도 제일 잘쓰고 PPT도 잘 만들고 영어공부도 잘하고 뭐든지 짱 엄청나게 혼자서만 잘하는 히어로같은 존재가 되고싶었으니까?

 무어라도 하나를 못하면 버려질 것 같았다.
 그래서 아득바득 절벽에서도 있는 힘을 다하며 버텼다. 남들을 깔아보고 다 상관없다는 듯한 말투를 써보기도 하고 어떻게든 내가 못하는 걸 감추려고 거짓말을 칭칭 감았다. 
 그게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나를 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버려지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나를 인정했으면 했다. 

 어쩌면 거기에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왠만하면 힘든 내색이나 엄청나게 좋은 내색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언제나 똑같이.
 내가 남들을 비웃듯이 누군가는 또 나를 비웃고 있을 테니 내 생각은 말하지 않고, 말하더라도 가시에 칭칭 감아서. 아무도 반론할 수 없도록 .. 
 


 하지만 사실은 그랬다. 사람들을 모아서, 그 사람들을 인솔해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무사히 숨을 쉴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데에는
 내가 짱, 내가 히어로, 내가 다 함, 나는 투명드래곤보다 쎄지롱, 하는 생각이 보탬이 되기보다는
 저 사람은 뭘 잘하고, 이 사람은 이걸 잘하고, 또 쟤는 저걸 나보다 잘하고.. 하는 생각이 보탬이 된다는 걸 알았다.
 나는 투명드래곤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구나. 인간은 머리가 미치지않은이상 나무도 잘 베고 페인트칠도 잘 하고 인테리어 감각도 있고 땅을 싸게 사는 재주도 있고 이성을 잘 꼬시는 능력도 있고 .. 그럴 순 없구나 .. 
 내게 필요한 건 비판이 아니라 포용이었구나.
 하는 걸 알았다.


 사실은 난 지금도 무섭다. 내가 뭐 하나를 못하면 당장 버려질까봐. 그게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회사든, 동아리든지간에 ..
 내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 내가 쟤 저럴 줄 알았다. 하고 저거봐 A가 쟤보다는 잘하잖아, 하고 나를 대체해버릴까봐 두렵다.
 그래도 이제 조금씩은 알 것 같다. 인정한다는 게 어떤건지, 사람을 포용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가 나 혼자 끙끙 앓았던 것보다 더 좋다는 게 어떤건지. 그래서 이 야밤에 커밍아웃하듯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솔직한 게 싫다. 솔직하면 공격당할 부분이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솔직한 게 가장 강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처럼.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2. 28. 23:55

 디렉터
 리더
 혹은 PM 
 총 프로듀서
 등등 ..

 만약 내게 누군가 '프로젝트 총 담당자가 하는 일이 뭐야?' 라고 물어본다면 ..
 " 니가 하고 싶은 일들 있지? 
   그 일을 제외한 모든 일을 해. " 라고 대답하겠지. :) 

 
Posted by moonsun_
생각2011. 1. 29. 20:52

 생각해보면, 아마도 30년 40년 일을 해온 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겠지만 참 다양한 상황을 거쳐왔다.
 그 상황 속에서 문득문득 깨닫는 것은 '아이디어를 낸다' 와 '아이디어를 실현한다'의 묘한 차이.

 돈을 벌기 위해서든 사회 공헌을 위해서든 프로젝트의 목적을 불문하고 사람이 2명 이상 모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때에 대부분 비슷비슷한 비율로 사람들이 나눠진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과, 그 아이디어를 정리 하는 사람, 그리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멍 때리는 사람이랑, 별 상관없는 이야기만 계속 하는 사람. 그리고 이 사람들을 모아 이끌어가는 사람.
 초반에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튄다. 이 사람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기도 하다. 간혹 이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더 좋은 .. 표현하자면 1.5배 진화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도 있다. 화이트보드에 계속해서 키워드들이 적히고, 그 중에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아이디어가 결정된다. 물론 엄청나게 빠르게 표현했지만 이 과정이 두 달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결정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우리 팀의 에이스라던가 씽크탱크라는 어마어마한 호칭을 선사받게 된다. 물론 다 그렇진 않지 ..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팀원들은 이제 됐다! 라거나 야 완전 대박인데? 하고 자신들의 성공을 100% 확신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그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일을 진행하면서 아이디어가 좋다고 극찬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끝없는 비판과 불신이 이어지는 시기가 온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사람'의 진가는 여기에서 드러나기 시작한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든, 아니면 다른 사람이 낸 아이디어든간에 사람들의 쉴틈없는 불신을 다독이고 아이디어의 큰 줄기를 잡는다. 아이디어를 실현해내는 과정은 전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있으니까 행복해!'수준의 꽃길이 아니다. 과연 이 아이디어가 처음에 기대했던 만큼 결과를 내줄지도 모르고, 굳이 이 아이디어를 도맡아 진행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고 온통 안개 속을 헤쳐나가는 수준의 가시밭길이다. 괴롭거나 힘들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로 이끌어오며 최대한 이상과의 괴리를 줄이면서 실현해야한다는 의미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자질은 '책임감'이다. 게임식으로 표현해보면 아무리 능력 스탯을 찍어도, 책임감 스탯이 부족하면 계속 레벨업을 해봤자 최강 보스를 깨지 못하게 된다. 이거 내가 낸 아이디어라고, 남들 앞에서 폼 재다가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어느새 말이 없어지고 남들이 내는 세부 아이디어를 비판만 하다가, 슬며시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아이디어를 실현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단체에서든.. 심지어 게임 길드에서도 처음에는 목소리 크고 말 많은 사람들을 따른다. 

 이쯤 글을 쓰다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 아이디어는 결국 내 머릿속에서 시작됐을지라도 그게 화이트 보드에 적히고 많은 사람들이 따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결국 내 것이 아니다. 그 점을 감수하고 팀원을 모은 것일테고, 최대한 내가 처음에 구상했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면 그 다음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사람'으로 모드를 바꿔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적절한 위임을 통해 이후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지만 원판은 부모님을 닮은 자식을 보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 세상은 결국 나 혼자서 모든 걸 만들어내고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것은 내 동료들에 대한 또 하나의 책임감이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에 그 다음으로 중요한 자질은 '집요함'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씨, 더러워서 내 안하고 만다! 하고 팀원이 나한테 침 뱉을... 정도까지는 가지 않아야할 집요함. 집요함이 없다면 집단이 모여서 일할 때 이끌어가기가 참 힘들어진다. 마음이 금방 이리저리 흔들리거나, 지쳐버린다. 책임감이 있더라도 집요함이 없으면 그저 눈 앞의 일에 이끌려다니게 된다. 

 예전에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펑펑 터뜨리고, 누구나 감탄하게 만드는 말을 하는 사람. 그런데 이제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세상에 '이제껏 없었던 어마어마한 아이디어'는 딱히 없는 것 같다. 어딘가엔 있겠지만 그 아이디어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면 아무 일도 못한다. 
 아이디어를 실현해 내는 사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잘 이끌고 자신의 아집에 빠지지 않으며 현실에 그 아이디어를 구현해내는 사람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비단 만들어낸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에 퍼져서 다른 사람들이 그 결과물로 더 대단한 것을 만들어내게끔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moonsun_